보수 텃밭으로 알려진 울산에서 놀라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차기 울산시장 가상 양자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의원이 현직 국민의힘 김두겸 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선 것이다. 이 결과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울산 정치 지형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시에 울산에서는 조선업 호황 속에서도 사내협력사 노동자 처우 문제와 외국인 노동자 정책, 지역경제 활성화 등 복잡한 현안들이 얽혀 있어 차기 시장에게는 무거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목차
울산시장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여론조사꽃이 2026년 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다음 울산시장 선거를 가정한 1대1 대결에서 김상욱 의원은 45.0%, 김두겸 시장은 3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1.0%포인트로, 표본오차 ±3.1%포인트를 상회하는 의미 있는 차이다. 이는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현직 시장을 크게 앞서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 구분 | 김상욱 (민주당) | 김두겸 (국민의힘) | 격차 |
|---|---|---|---|
| 지지율 | 45.0% | 34.0% | 11.0%p |
흥미로운 점은 같은 민주당 후보라도 인물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것이다. 김상욱 의원과 달리,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김두겸 시장이 38.1%로 33.9%인 송 전 시장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는 정당 구도보다 특정 후보 개인의 정치적 이력과 이미지가 유권자 선택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상욱이라는 변수의 정치적 의미
김상욱 의원의 정치 이력은 울산 유권자에게 복합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원래 국민의힘 소속이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발의를 비판하고 탄핵에 찬성한 뒤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합류했다. 이러한 배경은 기존 보수 지지층에는 ‘이탈자’로 비춰질 수 있으나, 중도층이나 정치에 무관심한 층에게는 기존 정당 정치를 뛰어넘는 ‘신선한 인물’로 인식될 여지를 만들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후자의 효과가 울산에서 일정 부분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식적인 출마 의사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사명이라면 피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울산의 현실 경제와 노동 문제
한편, 울산의 정치적 판세 변화와 맞물려 지역의 현안도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조선업 호황이 지속되지만, 정작 현장을 지탱하는 사내협력사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본 시급이 최저임금 수준인 1만300원 근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선실 전장, 포설, 취부 등 노동 강도가 높은 공정에 주 6일 근무도 흔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최근 노란봉투법 이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가 원청 교섭을 요구하며 임금 인상 등을 촉구하자, 인터넷 공간에서는 “기업이 해외로 떠난다”, “노조 때문에 산업이 망한다”는 극단적인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목소리는 단순한 기업 비난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현장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선업의 호황이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와 현장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두겸 시장의 친기업 정책과 한계
김두겸 시장은 민선 8기 취임 2주년을 맞아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과를 강조하며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년간 20조 원대 투자를 유치했으며, 삼성SDI의 신형 양극재 공장,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등 초대형 사업에 대한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시는 전담 공무원을 현장에 파견해 인허가 처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 투자사업이 지역 내 중소기업과 서비스업으로까지 연계 효과를 내고, 일반 시민과 노동자의 소득 증대로 직접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조선업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 유치 정책은 지역경제 순환 측면에서 새로운 고민을 낳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번 돈을 자국으로 송금할 경우 지역 내에서 재순환되지 않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직접적인 기여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의 울산 정치와 과제
이번 여론조사는 울산 정치가 더 이상 ‘보수 텃밭’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으로 설명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후보 개인의 정치적 행보와 이미지가 유권자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김상욱 의원의 경우, 보수 진영 출신이면서 탄핵 찬성이라는 정치적 선택을 통해 기존 정당 구도를 넘어서는 지지 기반을 형성할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반면, 김두겸 시장은 대기업 투자 유치와 행정 효율화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로 인한 경제적 성과가 광범위한 시민과 노동 계층의 삶의 질 개선으로 어떻게 확산될 수 있을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실행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성장 숫자보다 포용적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한 시점이다.
결국 차기 울산시장 선거는 후보 개인의 정치적 색깔보다, 조선업 호황기에도 지속되는 노동 격차 문제, 대기업 투자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연계, 외국인 노동자 정책과 지역사회 통합 등 복합적인 지역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두고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단순한 당파적 선택이 아니라, 울산의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리더십을 평가할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그러한 평가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요약과 전망
요약하자면, 첫째, 울산시장 가상 양자대결에서 김상욱 의원의 우위는 정당 구도보다 인물 중심의 정치적 판세 변화를 보여준다. 둘째, 김상욱 의원의 특별한 정치 이력이 보수 텃밭에서도 새로운 지지층을 형성할 가능성을 탐색하게 했다. 셋째, 김두겸 시장의 친기업 투자 유치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 혜택이 노동 현장과 지역 경제 전반에 골고루 퍼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향후 울산의 정치 구도는 대기업 중심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지역사회 전체가 나눌 것인가, 그리고 노동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지방선거는 울산이 과거의 정치적 레이블을 벗고 새로운 지역 발전 모델을 논의하는 장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