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통음식이라고 하면 보르시와 펠메니, 비프 스트로가노프 정도를 떠올리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러시아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전통음식이 훨씬 다양합니다. 최근 모스크바에서 현지인과 함께 시베리아 음식 전문점을 방문하면서 러시아 전통음식의 폭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경험한 음식과 느낌을 정리해 봅니다.

| 음식 | 설명 | 한마디 |
|---|---|---|
| 블리니 | 얇은 크레페에 사워크림과 캐비어를 올려 먹는 음식 | 겉보기에는 달콤한 팬케이크 같지만 짭짤하다 |
| 홀로데츠 | 고기 육수를 굳혀 만든 젤리 형태의 음식 | 순대 맛이 나는데 식감은 젤리다 |
| 우하 | 생선을 끓여 만든 러시아식 생선 수프 | 뜨거운 숯을 잠깐 넣어 향을 더한다 |
| 펠메니 | 러시아식 만두로 크림 소스와 곁들여 먹는다 | 속에 캐비어가 들어가기도 한다 |
| 메도빅 | 꿀과 사워크림을 층층이 쌓아 만든 케이크 |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매력적이다 |
목차
모스크바에서 만난 러시아 전통음식의 세계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러시아 이사님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제안했습니다. 한국 음식만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러시아에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 그럴 수 있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도착한 곳은 모스크바에 있는 시베리아 음식 전문점이었습니다. 러시아 직원분들과 함께 앉아 메뉴판을 펼치는데 익숙한 이름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통과 현대의 시베리아 요리라고 적힌 메뉴판에는 생선, 사슴고기, 야생 버섯, 캐비어 같은 재료가 가득했습니다.
첫 음식으로 나온 것은 러시아식 크레페인 블리니였습니다. 얇은 반죽 위에 하얀 사워크림과 노란 토핑이 올라와 있어서 처음에는 달콤한 디저트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입 먹어보니 노란 토핑이 캐비어였습니다. 제가 아는 캐비어는 까만 철갑상어 알이었는데 러시아에서는 연어알이나 다른 생선알도 캐비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달콤할 거라고 예상하고 먹었던 첫 입이 짭짤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고기 젤리 홀로데츠의 낯선 식감
다음에 나온 음식은 고기 젤리였습니다. 고기가 들어 있는데 주변이 투명한 젤리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러시아에는 고기를 넣은 육수를 차갑게 굳혀 먹는 홀로데츠라는 전통음식이 있습니다. 한입 먹어보니 맛은 순대와 비슷했는데 식감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머릿속에서 순대와 젤리가 계속 충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낯선 음식이지만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숯을 넣는 생선 수프 우하
생선 수프 우하도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시베리아에서 나는 묵순이라는 생선으로 끓인 수프였는데 서버가 뜨겁게 달군 숯을 수프에 잠깐 넣었다가 빼더군요. 처음에는 너무 놀랐지만 러시아에서는 우하에 숯이나 나무 불씨를 넣어 향을 더하는 전통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국물을 마셔보니 비린 맛이 거의 없고 깊은 풍미가 느껴졌습니다. 한국의 진하게 끓인 생선탕과 비슷하면서도 더 묵직한 느낌이었습니다.
펠메니와 캐비어의 만남
러시아식 만두인 펠메니도 나왔습니다. 만두라서 익숙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드러운 크림 소스와 함께 나왔고 속에는 오렌지색 캐비어와 까만 캐비어가 들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먹던 만두와는 완전히 다른 조합이었습니다. 크림의 고소함과 생선알의 짭짤함이 만나 독특한 맛을 냈습니다. 러시아 전통음식은 겉모습만으로는 맛을 짐작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뉴판 속 GAME의 정체
식사 중간에 메뉴판을 계속 살펴봤는데 GAME이라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게임을 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냥감 고기를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메뉴에는 사슴고기 스트로가노프, 12시간 조리한 멧돼지고기, 엘크 입술과 고사리 같은 음식이 적혀 있었습니다. 특히 엘크 입술이라는 메뉴는 상상만으로도 놀라웠습니다. 시베리아 음식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습니다.
러시아 전통음식의 다양한 얼굴
이번 경험을 통해 러시아 전통음식이 단순히 보르시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역에 따라 먹는 음식도 달랐습니다. 시베리아에서는 사슴고기와 야생 생선을 많이 사용했고, 모스크바에서는 캐비어를 활용한 요리가 자주 보였습니다. 러시아 남부와 극동 지역에서는 해산물 요리도 유명합니다. 실제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킹크랩과 가리비, 새우 요리가 인기라고 합니다.
캐비어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캐비어는 검은색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러시아에서는 철갑상어 알, 연어알, 송어알 등 다양한 생선알을 캐비어라고 부릅니다. 색깔도 까만색, 주황색, 노란색까지 다양했습니다. 캐비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블리니에 사워크림과 함께 올려 먹는 방식이 가장 부담이 적습니다. 고소한 크레페가 생선알의 짠맛을 부드럽게 잡아줍니다.
디저트로 즐기는 러시아 전통음식
러시아 전통음식 중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메도빅입니다. 얇게 구운 시트 사이에 꿀과 사워크림 크림을 겹겹이 쌓아 만든 케이크로, 은은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한입 먹으면 버터와 꿀의 풍미가 고르게 퍼지면서 느끼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따뜻한 홍차나 쌉싸름한 커피와 함께 먹으면 더 좋습니다.
러시아 전통음식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낯선 러시아 전통음식을 주문할 때는 현지인과 함께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메뉴판에 적힌 이름만으로는 어떤 재료를 쓰는지, 어떻게 먹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지인이 추천해 주는 음식을 먹으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낮아집니다. 모스크바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시베리아 음식 전문점에서 블리니와 우하, 펠메니를 함께 즐겨 보시길 바랍니다. 위치가 궁금하다면 아래 버튼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한국에서는 안산 다문화거리에서도 러시아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안산역 인근에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식재료를 파는 가게와 디저트 전문점이 있습니다. 메도빅처럼 한국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러시아 케이크도 그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처음 방문한다면 러시아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곳을 골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러시아 전통음식, 낯설수록 기억에 남습니다
이번 모스크바 점심은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 밖의 연속이었습니다. 블리니에 캐비어가 올라오고, 생선 수프에 숯이 들어가고, 만두 속에 생선알이 들어 있는 모습은 한국 음식 문화와 너무 달라서 신선했습니다. 러시아 전통음식을 경험하면서 음식에는 그 나라의 기후와 생활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익숙한 음식이 편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낯선 음식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도 큰 기쁨입니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다음에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해산물 요리와 몽골의 전통 음식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러시아 전통음식은 겉모습이 낯설다고 피하기보다 한 번쯤 맛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 좋은 통로가 되어 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러시아 전통음식 중 처음 먹기 좋은 메뉴는 무엇인가요?
A: 블리니가 가장 부담이 적습니다. 크레페처럼 얇고 부드러워서 사워크림이나 잼과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캐비어가 처음이라면 조금만 올려서 맛을 익히는 것을 추천합니다.
Q: 러시아에서 캐비어는 비싼 음식인가요?
A: 철갑상어 캐비어는 고급 음식이지만 연어알이나 송어알 캐비어는 일반 식당에서 비교적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큽니다.
Q: 한국에서 러시아 전통음식을 맛보려면 어디로 가면 되나요?
A: 안산 다문화거리나 동대문 일대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습니다. 메도빅 케이크나 펠메니, 보르시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