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서 입맛이 뚝 떨어지는 6월, 이럴 때일수록 제철 음식이 답이다. 바다와 땅에서 갓 나온 식재료는 맛과 영양이 절정에 달해 더위에 지친 몸을 살뜰히 챙겨준다. 지난해에도 6월만 되면 시장에 들러 농어, 병어, 한치 같은 생선과 하지감자, 매실, 오디를 사느라 바빴다. 올해는 더 알차게 준비하려고 제철 음식의 효능과 맛있게 먹는 법을 깔끔하게 정리해봤다.
목차
6월이 제철인 해산물 5가지
초여름 바다는 기름기가 쏙 빠지면서 살이 오른 생선이 풍성하다. 예로부터 여름 보양식으로 사랑받은 농어, 비린내 없이 고소한 병어, 오징어보다 부드러운 한치, 두툼한 갑오징어, 그리고 기력 회복에 으뜸인 장어까지. 이 해산물들은 6월에 가장 맛이 좋아 회부터 구이, 찜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농어 : 담백한 회와 지리탕이 일품
“제철 농어는 바라보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어는 초여름에 제맛이다. 특히 고흥, 목포, 신안 등 서해안에서 잡히는 점농어는 살이 부드럽고 찰져서 횟감으로 인기가 높다. 내 주변 미식가 친구들도 6월이 되면 가장 먼저 농어회를 찾는다. 농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소화도 잘되며, 비타민 A, D와 철분이 들어 면역력 증진과 피로 해소에 탁월하다. 회로 즐기고 남은 뼈로 맑은 지리탕을 끓이면 국물이 뽀얗고 깊어 속을 따뜻하게 달래준다.
병어 : 비린내 없어 누구나 좋아하는 생선
병어는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잡히며 6~7월이 제철이다.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남녀노소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반찬으로 자주 애용한다. 병어는 저열량 고단백 식품이라 다이어트 중에도 좋고, 불포화 지방산이 혈관 건강을 도와준다. 신선한 병어는 뼈째 얇게 써는 ‘세꼬시’로 즐기면 버터 같은 고소함이 입안에서 녹는다. 나는 주말에 병어조림을 자주 해먹는데, 감자와 무를 두툼하게 썰어 넣고 매콤한 양념에 조리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한치와 갑오징어 : 쫀득하고 단맛이 매력
“한치가 쌀밥이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라는 제주 속담이 있다. 한치는 다리 길이가 3cm 정도로 짧아 붙여진 이름인데, 일반 오징어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단맛이 은은하다. 타우린과 DHA가 풍부해 피로 회복과 뇌 건강에 좋다. 여름철엔 한치물회로 시원하게 즐기기 좋다. 갑오징어는 봄부터 초여름이 제철로, 두툼한 살에서 나오는 아삭한 식감과 진한 단맛이 일품이다. 살짝 데쳐 숙회로 먹으면 육즙이 폭발한다.
장어 : 여름 보양식의 대명사
6월부터 본격적으로 살이 오르는 장어는 붕장어와 갯장어가 대표적이다. 비타민 A가 일반 생선보다 수십 배 높아 눈 건강과 피부 탄력, 면역력 강화에 탁월하다. 나는 지난주에 친구들과 함께 시장에서 생장어를 사서 직접 구워 먹었는데,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스트레스가 싹 풀렸다. 붕장어는 포슬포슬하게 뼈째 썬 회로, 갯장어는 약초 육수에 살짝 데쳐 샤부샤부로 즐기면 제격이다. 생강을 곁들이면 비린내도 잡히고 소화도 잘된다.
6월의 땅에서 나는 제철 음식
하지감자 : 포슬포슬한 여름의 시작
6월 하지 무렵 수확하는 감자는 ‘하지감자’라 불리며 식감이 아주 포슬포슬하다. 감자는 ‘땅속의 사과’라 할 정도로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열을 가해도 손실이 적어 여름철 활력 충전에 좋다. 칼륨이 많아 나트륨 배출을 도와 몸이 붓는 걸 예방한다. 나는 감자채볶음을 자주 해먹는데, 베이컨과 함께 볶으면 짭짤하니 입맛이 확 돈다. 또는 맑은 감자국에 계란을 풀어 구수하게 끓여도 든든하다.
매실 : 새콤달콤 천연 소화제
6월 중순이면 초록빛 매실이 시장에 풀린다. 매실의 강한 신맛은 소화액 분비를 도와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만들고, 식중독 예방에도 탁월하다. 나는 매년 이맘때 5kg씩 사서 매실청을 담근다. 1년 내내 요리 양념이나 차로 마시니 너무 유용하다. 유기산과 구연산이 풍부해 만성 피로 해소에도 제격이다. 다만 차가운 성질이 있으므로 위장이 약한 사람은 하루 2~3알 정도만 섭취하는 게 좋다.
가지 : 장어덮밥을 닮은 별미 레시피
가지도 6월부터 제철이다. 색깔이 가장 선명하고 수분이 많아 단맛이 강하다. 평소 가지를 즐겨 먹는 나는 이연복 셰프의 가지덮밥 레시피를 응용해 자주 만들어 먹는다. 껍질을 벗기고 전자레인지에 3~4분 쪄서 장어처럼 칼집을 내고, 팬에 강불로 구운 뒤 굴소스, 간장, 참치액으로 만든 소스를 부어 졸여내면 고소한 장어덮밥 느낌이 난다. 밥 위에 올리고 쪽파와 통깨를 뿌리면 비주얼도 화려하다. 가지는 칼로리가 낮고 수분이 93%라 다이어트에도 부담 없다.

6월에만 맛볼 수 있는 과일, 오디
6월이면 꼭 챙기는 열매가 바로 오디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는 딱 이 시기에만 잠깐 맛볼 수 있어 더 귀하다. 짙은 보라색 속에는 안토시아닌 C3G가 블루베리보다 풍부해 세포 노화를 막아주고, 레스베라트롤은 포도의 150배나 들어 피부 탄력 유지에 좋다. 지난해 연구 결과를 보면 오디가 장관 수축 운동을 자극해 소화를 돕고, 1-DNJ 성분이 혈당 상승을 억제한다고 한다. 나는 아침에 요거트에 오디 한 줌 넣어 먹거나, 냉동해두고 스무디로 즐긴다. 단, 성질이 차서 하루 100g 이상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제철 음식 섭취 시 주의사항
6월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식중독 위험이 높아진다. 해산물은 특히 신선도가 중요하므로 구매 후 바로 냉장 보관하고, 가급적 당일 섭취하는 게 안전하다. 생선 손질용 칼과 도마는 채소용과 분리해 사용하고, 사용 후 깨끗이 세척·소독하자. 또한 오디나 매실처럼 차가운 성질의 음식은 체질에 맞게 적당량만 먹어야 속이 편하다.
6월의 풍성한 식탁을 위해 시장에 가면 농어, 병어, 한치, 감자, 매실, 가지, 오디를 꼭 챙기길 추천한다. 각각의 제철 맛과 영양을 제대로 즐기려면 회나 무침, 조림, 구이 등 조리법을 다양하게 활용해보자. 올여름, 제철 음식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를 완성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