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알파고 10년 뒤 바둑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바둑 역사를 바꾸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6년,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현존 최강 AI 카타고와 2점 접바둑으로 맞서 2승 1패를 거두었습니다. 신진서 알파고라 부를 만한 이 이야기는 단순한 승패를 넘어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줍니다.

시기대결결과
2016년이세돌 9단 대 알파고알파고 4대 1 승리
2017년알파고 제로 등장인간 기보 없이 셀프플레이로 초월
2026년신진서 9단 대 카타고2점 접바둑 2승 1패
신진서 알파고

알파고가 바꾼 바둑의 10년

2016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5번기는 모두가 잊지 못할 사건입니다. 당시만 해도 바둑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알파고는 1국부터 3국까지 내리 이기며 사람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이세돌 9단은 기자회견에서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많은 사람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알파고가 둔 수였습니다. 바둑판 귀퉁이의 삼삼 자리는 예전부터 초반에 두면 상대에게 바깥을 내줄 수 있다며 금기시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알파고는 거리낌 없이 그 수를 두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그것이 고정관념을 깬 창의적인 수임을 인정했습니다. 이세돌 9단도 훗날 알파고의 37수가 창의적인 수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대로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둔 78수는 AI의 빈틈을 찌른 인간의 직관이 만들어 낸 신의 한 수로 남았습니다.

인간을 넘어선 AI의 등장

알파고는 2017년에는 인간의 기보를 전혀 배우지 않고 자기 자신과만 대국하며 실력을 키운 알파고 제로를 공개했습니다. 알파고 제로는 학습 사흘 만에 이세돌 9단을 꺾었던 알파고 리를 100대 0으로 압도했습니다. 이후 바둑 AI의 표준은 카타고로 넘어갔습니다. 카타고는 승률뿐 아니라 집 차이까지 보여 주는 기능을 갖추었고, 오픈소스로 공개되면서 전 세계 바둑 기사들이 AI를 활용해 복기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기사들은 오히려 강해졌다

AI가 인간을 넘어선 뒤 바둑 기사들은 약해졌을까요. 연구 결과는 달랐습니다. 1950년부터 2021년까지 프로 기사들이 둔 580만 개 이상의 수를 AI로 평가한 논문에서, AI 등장 이후 인간 기사들의 수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기사들은 AI 덕분에 이전에는 아무도 두지 않던 새로운 수를 더 자주 두게 되었고, 그런 수가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AI는 사람들이 금기시하던 수를 다시 탐색하도록 만든 셈입니다.

바둑 거장들의 역사를 다루는 대담 영상에서도 AI 이후 한국 바둑의 변화를 짚어 줍니다.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을 거쳐 이세돌 9단과 신진서 9단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AI는 바둑의 교과서를 다시 쓰는 역할을 했습니다.

신진서 9단과 AI 바둑의 현재

AI 시대에 가장 성공한 기사를 꼽으라면 신진서 9단입니다. 2020년 이후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고, AI가 제시하는 정답과 비슷한 바둑을 둔다고 해서 신공지능이라는 별명도 얻었습니다. 그런데 신진서 9단은 자신을 AI 세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2012년 프로에 입문한 뒤에야 AI를 접했고, 어느 정도 기본기를 다진 상황에서 AI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신진서 9단의 공부량은 AI가 나온 뒤 오히려 늘었습니다. 기존에는 기사들끼리 바둑을 두고 복기하며 사활 문제를 풀었다면, 이제는 여기에 AI 공부가 더해졌습니다. 다만 그는 AI로 공부한 수를 그대로 두지 않고 한 번씩 비틀어 두어 상대의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활용합니다. 무뎌진 채 습관처럼 공부하는 것을 경계하는 태도입니다. 그는 이길 수 없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계속 연마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신진서 알파고라는 수식어가 단순히 AI를 닮았다는 뜻만이 아니라, AI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태도를 가리키는 이유입니다.

카타고와의 기신전

2026년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1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한국기원은 이를 기념해 신진서 9단과 카타고의 2점 접바둑 3번기를 기획했습니다. 1국에서는 신진서 9단이 245수 만에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2국에서 그는 알파고가 유행시킨 삼삼 침투를 활용해 4집반 승리를 거두며 1대 1 원점을 만들었습니다. 3국에서는 221수 만에 11집반 승을 거두며 최종 2승 1패로 인간의 승리로 대결을 마쳤습니다.

2점 접바둑이라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완전한 맞바둑 승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현존 최강 AI를 상대로 알파고가 남긴 수법을 신진서 9단이 되갚아 준 장면은 바둑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 대결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방식을 보여 준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이세돌 9단의 진단

은퇴한 이세돌 9단은 신진서 9단과 자신의 실력 차이를 하늘과 땅 차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크게 발전한 AI를 꼽았습니다. AI가 열 수를 던지면 그중 세 수만 이해해도 최상위권 기사가 될 수 있다고 했고, 기사들이 몇 년 동안 AI를 보며 공부하다 보니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AI를 활용하면서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그 분야의 정상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태도

AI가 정답을 알려 주는 시대에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요. 바둑 도장의 지도자들은 아이들의 AI 만능주의를 걱정합니다. 아이들이 AI로 복기하면 가장 편하지만, 그 과정이 반복되면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가 정답을 다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중국 바둑계에서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자리 잡기 전까지 아이들에게 AI 공부를 거의 시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상위권 기사는 AI에게 배운 것을 자기 스타일로 흡수하지만, 아직 자기 스타일이 없는 아이들이 AI에 빠지면 결국 아는 문제만 풀 수 있는 기사가 된다는 지적입니다. AI가 추천하는 최선의 수를 모범 답안으로 여기되, 모든 수를 외워서 둘 수는 없다는 것이 유망주들의 생각입니다. 복기할 때 AI를 참고하더라도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세돌 9단은 AI에게 생각의 주도권을 뺏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I가 인간의 파트너가 된 지금, 정작 중요한 것은 인간이 스스로 사고의 방향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것입니다. AI가 둔 수를 그대로 외우는 사람보다, 그 수가 왜 좋은지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한 사람이 앞서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알파고는 바둑 기사들을 더 강하게 만들었고, 가장 크게 성장한 사람은 기본기를 갖춘 뒤 AI의 수를 이해하려고 애쓴 사람이었습니다. AI를 따라 두기만 하면 아는 문제만 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습니다. 신진서 알파고의 10년은 바둑계가 먼저 겪은 변화를 보여 주며, 공부와 일에서 AI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앞으로 AI가 사람보다 잘하는 분야는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본기를 어떻게 길러야 할까요. AI가 내놓은 답을 무조건 따르기보다,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 이해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응용하는 힘이 중요합니다. 사람의 직관과 창의성은 여전히 AI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영역입니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신진서 9단은 왜 신공지능이라고 불리나요?

A: AI가 추천하는 수와 비슷한 바둑을 두면서도 그 수를 그대로 두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AI를 잘 이해하고 자기 스타일로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Q: 알파고와 카타고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알파고는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으로 유명해졌고, 알파고 제로를 거치며 진화했습니다. 카타고는 이후 등장한 오픈소스 바둑 AI로, 승률뿐 아니라 집 차이까지 보여 주어 현재 바둑 기사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엔진입니다.

Q: 인간이 AI를 이길 수는 없나요?

A: 맞바둑에서는 인간 승률이 거의 0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실력 차를 메우기 위해 접바둑으로 대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AI의 수를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 기사라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바둑을 둘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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