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서늘한 골짜기나 냇가 그늘에서 흰 꽃을 길게 올리는 여러해살이풀이 있습니다. 손바닥처럼 갈라진 잎과 7월부터 8월까지 피는 흰 꽃차례가 인상적인 식물로, 이름은 왜승마입니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며 제주도와 거제도,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합니다. 키는 60에서 80센티미터까지 자라고,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며 1에서 2회 세 갈래로 갈라지는 겹잎입니다. 작은잎은 길이 7에서 20센티미터로 가장자리가 손바닥 모양으로 갈라지고, 잎 양면 맥 위에 짧은 털이 빽빽이 납니다. 꽃대가 곧게 서는 모습이 촛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구분 | 내용 |
|---|---|
| 이름 | 왜승마 |
| 학명 | Cimicifuga japonica |
| 분류 |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 |
| 자생지 | 제주도, 거제도, 일본, 중국 |
| 꽃 | 7월부터 8월까지 흰색 총상꽃차례 |
| 키 | 60에서 80센티미터 |
| 약초명 | 삼면도 |

목차
왜승마라는 이름이 가진 뜻
왜승마라는 이름은 자생지가 일본에도 걸쳐 있고 승마속 안에서 키가 작은 편이라는 뜻에서 붙었습니다. 영어 이름은 Jejudo bugbane으로, 제주도 승마라는 의미입니다.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거제도에 좁게 분포하기 때문에 제주를 품은 영어 이름이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꽃은 꽃줄기 끝에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흰색으로 피고, 꽃차례는 길이 20에서 40센티미터로 밑에서 가지가 갈라집니다. 꽃받침잎은 5장이고 꽃잎은 작으며 수술이 많습니다. 열매는 골돌이고, 꽃줄기는 높이 60에서 80센티미터까지 올라옵니다. 꽃차례가 길쭉해서 멀리서도 흰 줄기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개승마와 왜승마를 구분하는 방법
개승마와 비교할 때 가장 확실한 차이는 잎과 털입니다. 왜승마는 잎이 1에서 2회 3출겹잎이고 양면 맥 위에 짧은 털이 밀생합니다. 개승마는 잎이 1회 3출엽이며 털이 왜승마만큼 발달하지 않습니다. 겉모습이 비슷해도 잎자루와 털을 자세히 보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두 식물은 자생지도 겹치고 꽃차례도 비슷해서 처음 만나는 사람은 헷갈리기 쉽지만, 잎을 한 장씩 놓고 비교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승마 삼형제를 한눈에 구분하기
왜승마와 이름에 승마가 들어가는 식물은 여럿입니다. 그중에서도 세잎승마와 촛대승마는 왜승마와 함께 미나리아재비과 승마속에 속해 승마 삼형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꽃대가 갈라지는 모양과 잎 구조를 보면 셋을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꽃대 모양으로 보는 차이
왜승마는 꽃대가 곧게 한두 개만 쭉 뻗습니다. 옆으로 가지가 거의 갈라지지 않고 수직으로 깔끔하게 올라가는 모습입니다. 세잎승마는 하얀 꽃방망이 같은 꽃차례가 위쪽에서 여러 갈래로 사방으로 펼쳐집니다. 촛대승마는 동물의 꼬리처럼 길고 풍성한 꽃차례가 살짝 곡선을 그리며 휘어집니다.
잎 모양으로 보는 차이
잎은 왜승마가 단풍나무처럼 3에서 5갈래로 크게 갈라진 손바닥 모양입니다. 세잎승마는 줄기 하나에 잎이 3개씩 차례로 달리는 삼출엽 구조이고, 촛대승마는 아카시아처럼 작은 잎들이 새 깃털 모양으로 마주 보는 깃꼴겹잎입니다.
동양과 서양에서 다르게 쓰인 이야기
승마라는 이름은 한방에서 기운을 위로 끌어올린다는 뜻에서 왔습니다. 잎이 삼을 닮아 승마라고 불렀고, 몸의 처진 기운을 올리고 맑은 기운을 돋우는 약재로 쓰였습니다. 왜승마의 뿌리줄기는 삼면도라고 하여 열을 내리고 피를 잘 돌게 하며 독을 푸는 효능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가을에 채취해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린 뒤 3에서 6그램을 달이거나 술에 담가 먹었고, 타박상이나 류머티즘 통증이 있을 때는 짓찧어 붙이기도 했습니다. 조선 시대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약간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기록되었고, 열병이 돌 때 숲에서 찾아내어 목숨을 구하던 식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 동양에서는 열을 내리고 독을 푸는 약재로 사용
- 서양에서는 빈대와 벼룩을 쫓는 식물로 사용
- 속명 Cimicifuga는 빈대를 쫓아낸다는 뜻
서양에서는 이 식물의 속명인 Cimicifuga가 빈대를 뜻하는 라틴어와 도망친다는 뜻을 합친 말입니다. 특유의 향과 성분이 벌레를 쫓는 데 도움을 주어, 옛사람들은 말린 잎과 줄기를 침대 매트리스 밑이나 옷장 구석에 넣어두었습니다. 위생 상태가 좋지 않던 시절에는 집안을 지키는 수호 식물로 여겼습니다. 같은 식물을 두고 동양에서는 몸을 치유하는 약재로, 서양에서는 공간을 청정하게 유지하는 식물로 다르게 사용한 점이 흥미롭습니다.
제주 골짜기에서 만난 왜승마
지난 7월 제주도의 서늘한 골짜기에서 왜승마를 직접 만났습니다. 큰 나무가 햇빛을 막아주는 그늘진 냇가 주변에 하얀 꽃차례가 길게 올라와 있었습니다. 다른 화려한 꽃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식물은 아니었지만, 잎마다 빽빽하게 난 털과 단정하게 뻗은 꽃대를 가까이서 살피는 동안 숲이 조용히 품어온 생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꽃차례가 길어서 작은 키의 풀밭에서도 은은하게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9월 말에는 거제도 자생지를 찾아 열매가 맺힌 모습을 확인해 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꽃이 진 뒤에도 잎과 열매의 형태를 관찰하면 왜승마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승마가 주는 숲의 메시지
지금까지 왜승마의 이름과 생김새, 개승마와의 차이, 승마 삼형제를 구분하는 방법, 동서양에서 쓰인 이야기, 제주 골짜기에서 만난 경험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왜승마는 화려한 양지보다 서늘한 그늘을 선택하고, 늦여름 숲에 빛이 줄어들 무렵에 하얀 꽃을 올려 자신을 드러내는 식물입니다. 숲이 깊을수록 더 그늘을 좋아하는 식물이라, 사람이 함부로 가꾸기 어려운 곳에서 만날 때 더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그늘진 골짜기에서 묵묵히 자라는 왜승마를 만날 때마다,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계절을 기다리는 숲의 지혜를 떠올리고 싶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왜승마는 어디에서 자라나요?
A. 제주도와 거제도의 그늘진 골짜기나 냇가에서 자랍니다.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합니다.
Q. 왜승마와 개승마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A. 잎이 1에서 2회 세 갈래로 갈라지고 잎 양면 맥 위에 짧은 털이 빽빽하면 왜승마입니다. 개승마는 잎이 1회 세 갈래로 갈라지고 털이 덜 발달합니다.
Q. 왜승마는 약으로도 쓸 수 있나요?
A. 뿌리줄기를 삼면도라고 하여 열을 내리고 피를 잘 돌게 하며 독을 푸는 약재로 썼습니다. 가을에 캐서 말린 뒤 달여 먹거나 술에 담가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