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밤, 정원 한쪽에서 나긋한 향이 퍼지면 어김없이 옥잠화가 피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커다란 초록 잎 사이로 길게 올라온 꽃대에 순백의 꽃송이가 다닥다닥 매달려 있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어느 해 여름, 길가 화단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 꽃을 처음 본 뒤로 잊고 지냈던 초록빛 낭만이 되살아나 지금은 매년 개화 시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아름다운 향기를 선사하는 옥잠화 꽃말과 함께 이 꽃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 구분 | 내용 |
|---|---|
| 학명 | Hosta plantaginea |
| 꽃말 | 추억, 기다림, 아쉬움 |
| 개화 시기 | 8월 ~ 9월 |
| 서식 환경 | 반그늘, 배수 좋은 흙 |
옥잠화 꽃말에 담긴 전설
옥잠화라는 이름은 꽃봉오리가 옥비녀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졌습니다. 옥잠화 꽃말 만큼이나 이 꽃에는 오래전부터 전해지는 애틋한 전설이 서려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 피리를 잘 부는 총각이 있었습니다. 어느 보름달이 뜬 밤, 총각은 뜨락에 앉아 구슬픈 가락을 켰고 그 소리에 감화한 하늘의 선녀가 인간 세상에 내려와 서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하늘에서 찾아온 신하가 발각을 알리며 선녀를 데려가려 했습니다. 이별의 순간, 선녀는 머리에 꽂고 있던 옥비녀를 뽑아 총각에게 건네며 이 비녀가 피워 내는 꽃을 보면 나를 기억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총각은 매일 밤 뜨락에서 비녀를 가만히 눕혀 두고 애틋한 마음을 달랬으며, 그 자리에서 하얀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옥잠화의 유래이며 추억과 기다림, 아쬬움이라는 꽃말이 만들어진 배경입니다.
이 이야기를 안 뒤로 꽃을 바라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순백의 꽃잎에는 그리움이, 밤사이 퍼지는 향기에는 기다림이 스며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퇴근하고 집 안으로 들어서기 전, 잠시 마당에 서서 조용히 옥잠화 향을 맡고 있으면 하루 동안 쌓였던 피로가 서서히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옥잠화가 없다면 한여름 밤의 낭만이 반은 사라질 것 같습니다. 텔레비전을 보며 대충 넘겼던 저녁 시간이 이 꽃 하나로 삶의 여유를 누리는 소중한 시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비비추와는 어떻게 다를까
옥잠화를 이야기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비비추와의 비교입니다. 꽃이 피기 전에는 많은 분이 헷갈려 하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잎과 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옥잠화는 잎이 넓고 둥근 심장 모양이며 보통 흰색 꽃이 피는 반면, 비비추는 잎이 좁고 길쭉하며 연보라색이나 자주색 꽃이 주를 이룹니다. 잎의 모양을 보시면 웬만하면 크게 헷갈리지 않고 구분할 수 있습니다. 두 식물 모두 반그늘에서 무리 지어 잘 자라는 습성을 가진 친척뻘 식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보는 재미, 키우는 팁
옥잠화는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튼튼한 식물이라 정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기르기 좋습니다. 특히 직사광선을 피해 통풍이 잘 되는 나무 아래에 심어 두면 녹색 융단이 따로 없습니다. 봄에 심을 때 부숙한 유기물이나 마사토를 적당량 섞어 심어 주면 3년에서 5년은 추가로 흙을 보충하지 않아도 잘 자랍니다. 건조에는 잘 버티지만 습기가 차 있는 것은 좋지 않아요. 한여름 땅이 탄수화물처럼 말라 뿌리가 뜨는 일이 없도록 표면이 마른 듯하면 흠뻑 주는 습관이 좋습니다. 겨울에는 잎이 지고 뿌리만 남는 여러해살이풀이니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듬해 봄이 오면 알록달록한 새잎이 반가운 얼굴을 보여 주거든요.
옥잠화를 넉넉함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분도 계십니다. 자생지에 따라서 잎색이 파란 녹색을 띠거나 황금색 무늬를 가진 개량 품종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채집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컨테이너 화분에 심으면 발코니에서도 얼마든지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구요. 매년 빠지지 않고 피어나는 하얀 꽃대를 보면서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충실한 한 철의 위안을 받는 것은 덤입니다.
여전히 내 곁에 있는 여름의 전언
어느새 꽃대가 마르고 노랗게 물들어 가는 옥잠화를 보면 계절의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다음 해면 어김없이 다시 만날 수 있지요. 그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해 농사를 정리하며 내년에는 꼭 흰 꽃이 더 오래가기를 바라는 미련을 가져 보기도 합니다. 도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초록빛 낭만, 어떻게든 빛바랜 일상을 붙들어 매는 힘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습니다. 지금 잠시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보시면 여름바람에 흔들리는 향기로운 옥잠화 꽃말을 닮은 마음을 느끼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옥잠화는 실내에서도 잘 자라나요?
A: 네, 통풍이 잘 되는 밝은 거실 창가라면 충분히 건강하게 키울 수 있어요. 직사광선보다는 간접 광이 드는 곳이 좋으며 분갈이 시 배수만 확실하게 해 주면 크게 까다롭지 않습니다.
Q: 여름에 꽃이 진 후에는 어떡하나요?
A: 시든 꽃대는 아랫동에서 잘라 주고, 잎은 성장이 멈춘 것이므로 그대로 두시면 됩니다. 가을에 잎이 노랗게 물들다가 겨울에는 뿌리만 남는 것이 정상이며 이듬해 봄에 다시 잎이 올라오는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Q: 옥잠화와 비비추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궁금해요.
A: 잎이 단연 으뜸입니다. 넓다란 하트 모양에 두툼한 광택이 있다면 옥잠화, 바소꼴로 길쭉한 편이고 잎자루가 있다면 비비추라고 기억하시면 훨씬 쉽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