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 시리즈는 압도적인 영상미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뒷면을 기록한 특별한 책이 있다. 바로 촬영감독 그레이그 프레이저와 배우 조시 브롤린이 함께 만든 <듄: 익스포저>다. 이 책은 단순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넘어, 두 예술가의 협업이 어떻게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탄생했는지 보여준다. 아래 표로 핵심을 먼저 정리했다.
| 항목 | 내용 |
|---|---|
| 제목 | 듄: 익스포저 |
| 저자 | 그레이그 프레이저 (사진), 조시 브롤린 (글) |
| 분류 | 포토에세이 / 예술 사진집 |
| 특징 | <듄> 1, 2편 촬영 현장의 미공개 사진과 배우의 시·회상 결합 |
| 출판사 | 아르누보 (2025년 5월 20일 발매) |
목차
촬영감독과 배우의 특별한 제안
<듄: 익스포저>는 처음부터 계획된 공식 아트북이 아니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제작 전에 그레이그 프레이저와 조시 브롤린에게 영화를 만드는 여정을 비공식적으로 기록해 달라고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촬영감독 프레이저는 아카데미 촬영상 수상자로, 현장에서 빈티지 필름 카메라로 출연진과 스태프의 자연스러운 순간들을 포착했다. 조시 브롤린은 배우이자 시인으로, 이 사진들에 자신의 시와 현장에서 느낀 감정을 글로 더했다.

프레이저는 위대한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의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다.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다는 거다.” 그는 배우들이 역할에 완전히 몰입한 순간뿐 아니라, 장면과 장면 사이에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을 때도 카메라를 멈추지 않았다. 이런 생생한 기록 덕분에 독자는 마치 촬영장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참고자료에 따르면 프레이저는 “배우에게 카메라는 공기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배우들은 카메라가 자신을 계속 따라다니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그 덕분에 진정한 순간이 포착될 수 있었다.
사진과 글이 만들어낸 새로운 생명력
프레이저와 브롤린은 <듄>을 통해 처음 만났지만, 작업을 거듭하며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쌓았다. 브롤린은 글에서 티모시 샬라메를 향해 “너의 얼굴엔 사춘기가 아로새겨져 있다”고 말하고, 하비에르 바르뎀에게는 “13년 전 스페인 검투사 모습 그대로인 내 소중한 친구”라고 적었다. 이런 개인적인 시선은 공식 홍보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따뜻한 인간미를 전한다.
책 후반부에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털어놓은 대목이 인상적이다. 브롤린은 “그레이그와 나는 점차 글과 사진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글과 사진을 한데 모으니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듯 보였다. 사진과 글이 결합하면 각각의 부분을 전부 합친 것보다도 위대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말한다. 이는 두 개의 파동이 만나 진폭이 커지는 현상을 떠올리게 한다. 참고자료에서도 “나의 파동을 더욱 크게 키워줄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레이그와 조시의 만남이 바로 그런 운명적인 협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전쟁터 같은 촬영장, 그 속의 예술
브롤린은 촬영장을 “전쟁터 같다”고 표현한다. “도착하기 전부터 최선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했지만, 그 모든 건 오로지 머릿속에서만 펼쳐졌다. 촬영장에 도착하면 현실의 전기가 흐른다.” 거대한 세트와 수백 명의 스태프, 극한의 사막 환경 속에서 배우들은 자신의 근육으로 감독의 엄격함을 느낀다고 한다. “감독이 고함을 치고 있지 않지만 목소리에 엄격함이 깃들어 있고 배우는 그걸 근육으로 느낀다. 배우는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하지만 그렇게 해서 돌아간 내면의 아이는 자신이 예술의 이름으로 여기 있기로 선택했음을 안다.”
이런 현장의 긴장감과 동시에, 사진 속에는 배우들의 편안한 웃음과 다정한 교감도 담겨 있다. 브롤린은 촬영 틈틈이 스태프와 농담을 주고받고, 프레이저는 그 순간들을 놓치지 않았다. “최고의 사진작가들은 당신의 눈을 깨우고 대화의 포문을 열어야 최종 결과물인 이미지가 죽은 채로 목소리도 없이 나오지 않게 하는 열쇠임을 안다.” 이 책은 단순한 사진집이 아니라, 그 현장의 숨결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예술 작품이다.
프랭크 허버트의 사진작가 유산
<듄> 원작 소설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는 사실 전문 사진작가이기도 했다. 그의 아들 브라이언 허버트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아버지의 사진 작업을 회상한다. “아버지는 나에게 글 쓰는 법을 가르쳐 주면서 자신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장면을 보듯 글 쓰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듄>에서 하코넨 남작을 처음 묘사한 부분을 보여주었는데 아주 조금씩 열리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는 것처럼 여러 페이지에 걸쳐 남작을 묘사하고 있었다.” 프랭크 허버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 해군 잠수함의 사진사로 복무했고, 이후 기자 겸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최소 5천 장의 항공사진을 찍었다.
브라이언 허버트는 “아버지는 새로운 <듄> 영화 세트장에서 그레이그 프레이저가 찍은 감동적인 사진들과 조시 브롤린이 쓴 영감이 넘치는 시를 즐겁게 감상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프랭크 허버트가 사진가로서 가졌던 시선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보여주는 동시에, 두 예술가가 원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더한 결과물이다.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경이로운 세계
<듄: 익스포저>는 영화의 스틸 컷이 아닌, 촬영감독의 개인적 시선이 담긴 필름 사진들로 구성되어 있다. 빈티지 필름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거친 질감은 아라키스 사막의 신비로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조시 브롤린의 시는 때로는 철학적이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현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존재하지 않는 것은 죽일 수 없다. 수정처럼 맑은 벌판의 대양 같은 모래가 일렁일 때 우리의 자아는 소멸된다.” 이런 문장들은 독자로 하여금 영화 속 세계로 깊이 빠져들게 한다.
<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극장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배우들의 진짜 모습과 제작진의 열정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사진과 글만으로도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두 예술가의 의기투합이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빛을 발했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듄: 익스포저>는 단순한 포토에세이를 넘어, 영화 제작의 모든 순간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프레이저의 렌즈와 브롤린의 펜이 만나 탄생한 이 특별한 기록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영화 팬들의 마음에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