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끝자락, 한낮의 태양은 여전히 따갑지만 텃밭 풍경은 어느새 분주해지기 시작합니다. 무더위를 이겨내고 여름작물을 수확한 자리에 무엇을 심을까 고민이 깊어지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늘 그렇듯 김장 준비의 주인공은 단연 배추입니다. 고온과 습기에 약한 배추라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통째로 망칠 수 있어 긴장되기도 하죠. 그래서 오늘은 폭염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결실을 맺는 김장배추 심는법을 정식 시기부터 모종 심는 간격, 그리고 차광 관리까지 빠짐없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래 표 보시면서 천천히 따라오시면 됩니다.
| 구분 | 정식 시기 | 심는 간격 |
|---|---|---|
| 중부지방 | 8월 20일~30일 | 40~50cm |
| 남부지방 | 8월 25일~9월 5일 | 40~50cm |
| 제주지방 | 9월 1일~15일 | 40~50cm |
목차
지역별 정식 시기, 처음이자 가장 중요해요
배추는 생육 적정 온도가 15도에서 20도 사이인 대표적인 서늘한 기후 작물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낮의 기온은 여전히 30도를 훌쩍 넘나들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쩌면 이 늦더위를 이겨내는 것이 김장 농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너무 일찍 심었다가 고온 피해를 보거나, 시기를 놓쳐 결구가 충분히 되지 않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해당 지역의 예년 기온을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필자도 작년에 기온 확인 없이 이웃집 순서만 따라갔다가 고온으로 몇 포기나 잃은 기억이 있습니다.
남부지방이라면 중부보다 일주일 이상 여유가 있습니다. 기온이 내려가는 것을 기다렸다가 차라리 9월 초순에 아침저으로 서늘한 시간을 활용해 심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반대로 늦게 시작하는 것에 부담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추석 이후 배추맛에 푹 빠질 수 있도록 늦더위에 지친 만큼 다시 기온이 뚝 떨어지기 전에 뿌리 내릴 시간이 이제 막 시작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달력의 숫자가 아닌 흙과 바람, 그리고 모종의 컨디션입니다.
든든하고 튼튼한 모종 고르는 법
아무리 좋은 모종을 골라도 마음에 안 들 수가 없습니다. 농사가 다 그렇듯 시작이 반이라고, 모종 단계에서 승부가 갈립니다. 시장에 나온 모종을 살펴보면 유난히 잎이 웃자라거나 눕기 일쑤인 것들이 섞여 있는데요. 키가 하늘로 멀쩡히 잘 뻗은 것보다는 밑동이 오히려 굵고 단단해 보이며 줄기가 짧고 잎이 진초록을 띤 것을 고르시면 됩니다. 혹시 아파트 베란다에서 쉽게 기른 보통 모종처럼 가늘고 호리호리한 것은 되려 뒤에서 벌레나 병이 생기기 쉬우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어내기 아까울 만큼 탐스러운 것은 구매일 다음 날쯤 심는 것이 상태가 좋습니다.
흔들림이 없는 아주심기, 간격과 깊이
모종을 구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포기 사이 40cm에서 50cm 간격으로 구덩이를 파고 심어야 합니다. 보기보다 넓어 보이는데 이 간격은 걸리는 것이 아니라 포기가 서로 바람을 막지 못하게 하고 병해충까지 예방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모종용 상토가 부서지지 않도록 잘 다져서 심되, 표면이 고루 깊이 매설되지 않도록 마르지 않고 걱정없도록 잡아주는 게 핵심입니다. 옮겨 심을 때는 손으로 모종이 빙글빙글 도는 정도로 튼튼하게 눌러 밀어 주시고 심은 뒤에 충분히 관수하여 뿌리와 흙이 밀착되도록 해 주시면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폭염 속 모종을 지키는 찰것, 차광 관리
이제 남은 걱정은 쨍쨍한 늦더위입니다. 정식 직후에는 아무리 물을 잘 준대도 그래도 강한 자외선 앞에서는 잎으로 증발하는 수분이 깊지 않게 뻗은 말똥뿌리가 따라가지 못해 모종이 축 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텃밭에서 가장 손쉽게 해볼 만한 일이 바로 차광망 설치입니다. 지주대를 세워서 그늘막을 매달 듯 걷어 올리면 햇볓이 땅에 닿는 에너지가 크게 줄어 한결 마음이 놓입니다. 특히 김장배추 심는법에서 그늘막 포기를 못내 잊는 경우가 많은데, 투터운 차광막일수록 주간 온도 상승이 크니 바람이 잘 통하도록 아래 공간은 시원하게 비워 주셔야 서운해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뜨거웠던 시기를 잘 버티고 정식 후 7일에서 10일쯤 되면 새로운 잎이 하나둘 나기 시작하면서 활착이 끝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물관리에 집중합니다. 배추는 수분시기가 크지 않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뿌리가 천천히 뻗는 어린 시기에 배수가 좋은 두둑에서는 흙이 훌쩍 마르는 약점이 있습니다. 갈증이 느껴질 만하면 흠뻑 관수하고 마지막 물이 고이지 않게 배수로를 내어 줍니다. 비가 잦은 날이면 자칫 진딧물 같은 해충이 생길 수 있으니 아침 일찍 잎사귀를 관찰하며 방아깨비나 풀잠자리를 만나러 다니는 친구도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뿌리에 거름이 직접 닿는 것은 피해야 하며, 심을 때 섞어 준 밑거름이 지쳐 보일 때쯤 물에 희석한 액비로 한 번쯤 영양 공급을 이어 가면 배춧잎이 두리번두리번 예쁘게도 자라납니다.
수확의 기쁨은 지금 다져요
그렇게 차근차근 계절이 흘러 갑작스럽게 쌀쉰 바람이 불어오는 늦가을, 배추는 두 손을 크게 벌려 포옹해 주는 자세로 익어갑니다. 늦싸래기도, 웃자람도 서로의 지난날을 다독이면서 말이죠. 처음에는 쉽지 않았던 김장배추 심는법이 이제는 기승전연결이 되어 자식처럼 고생한 저의 아이들에게 긴 재배 기간 내내 물 끼인 고마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포기가 배로 무르익어 겉잎이 자태를 뽐낼 그날, 호미 끝에 담긴 온기가 그리 멀지 않게 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한낮 기온이 아직 30도가 넘는 데 이제라도 늦지 않았을까요?
A. 남부지방이라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남부지방은 8월 25일부터가 본격적인 적기이니 크게 조바심 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루 중 아침저으로 시작하거나 폭염이 잠시 주춤한 시기를 택하시면 됩니다.
Q. 모종을 심고 며칠 만에 저녁인지 정도는 어느 만큼 두나요?
A. 포기 사이 간격을 말하는 게 아니라면 차광지를 의미하시는 거라면, 통풍에 유의해서 햇볕이 드는 시간만 50% 정도 덜 받자로 걷어내셔도 됩니다. 정식 후 7~10일간은 강한 해볕을 막아 주시고 이후 서늘한 날이 계속된다면 2주까진 크기가 클수록 컬이 낀다고 하니 참고해 주세요.
Q.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물이 셨었는 데 조치할 점이 있나요?
A. 물이 김빠진 자리는 뿌리활력이 저하되기 쉽습니다. 바로 흙이 마를 때까지 그대로 두지 말고 고랑에 물이 차지 않도록 미리 배수로를 정리해 주시기를 우선으로 하세요. 걱정되어서 물을 자주 주고 싶어도 잎에 뿌리는 관수는 밤사이 냉해가 우려되니 아침으로 아껴 주세요. 너무 심한 폭우가 예상되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차광막을 친경진대도 수확 직전이라면 폭우로 인한 습한 피해는 새가 말려 죽지 않도록 비닐하우스 자재 같은 것을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