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면 정원은 봄과 여름보다 조금 조용해집니다. 그런데 오히려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서 더 또렷하게 눈에 들어오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큰꿩의비름입니다. 얼마 전 카페 정원에서 넓게 핀 분홍빛 꽃밭을 보았는데, 가을 정원이 이렇게 따뜻하고 풍성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분홍빛 구름 같고 가까이서 보면 아주 작은 별꽃이 수십 개 모여 있습니다.

| 구분 | 내용 |
|---|---|
| 꽃 | 연분홍색 작은 별 모양 꽃이 모여 둥근 꽃송이를 만듦 |
| 생육 | 여러해살이 식물이라 봄에 다시 새순이 올라옴 |
| 햇빛 |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꽃이 풍성하게 핌 |
| 물 | 활착 후에는 과습하지 않도록 배수를 확인 |
| 활용 | 군식, 화단, 자연석 주변에 심으면 좋음 |
목차
큰꿩의비름을 만난 가을 정원
큰꿩의비름은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식물입니다. 잎이 도톰하고 줄기에 수분을 저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견딥니다. 처음 심을 때는 뿌리와 흙이 밀착되도록 물을 충분히 주고, 뿌리가 자리를 잡은 뒤부터는 흙이 마르는 속도를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햇볕이 부족하면 줄기가 길게 자라면서 쓰러지기 쉬우므로 정원에서 가장 밝은 쪽을 골라 심어야 합니다. 꽃봉오리일 때는 연두색을 띠다가 꽃이 열리면서 연분홍으로 변하고, 개화가 진행될수록 색이 조금씩 짙어집니다. 한꺼번에 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색의 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본 카페 정원은 큰꿩의비름을 한 포기씩 띄엄띄엄 심지 않고 넓은 면적에 반복해서 심어 두었습니다. 그 덕분에 꽃 하나가 아니라 분홍빛 덩어리 전체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은 식물을 여러 포기 묶어서 배치하면 정원이 산만하지 않고 안정된 느낌을 줍니다. 작은 화단에서도 세 포기에서 다섯 포기 정도를 앞뒤로 엇갈리게 심으면 자연스러운 가을 정원이 완성됩니다. 한 줄로 반듯하게 세우는 것보다 포기 사이 간격을 넉넉히 두고 커질 공간을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송이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가을 정원은 한 번에 완성하려고 하기보다 계절이 바뀌는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작은 꽃이 모여 만드는 풍성함
큰꿩의비름은 가까이에서 보면 더 재미있습니다. 아주 작은 별 모양의 꽃들이 수십 개씩 모여 하나의 큰 꽃송이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멀리서는 분홍색 꽃구름처럼 풍성하고 가까이에서는 섬세한 꽃송이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꽃이 지는 시기가 지나면 겨울에는 지상부가 마르지만 뿌리까지 죽는 것은 아닙니다. 이듬해 봄에 다시 새순이 올라오므로 마른 꽃대를 이른 봄까지 두어도 좋습니다. 오히려 겨울 정원에 은은한 분위기를 더해 줍니다. 개화기에는 벌과 나비가 찾아오기 때문에 가을 정원이 더욱 살아 있는 느낌을 줍니다.
다른 가을 식물과 어울리는 배치법
큰꿩의비름과 잘 어울리는 식물은 형태가 서로 다른 식물입니다. 뒤쪽에는 하늘거리는 그라스류를 배치하고 중간에는 큰꿩의비름을 여러 포기 심으며 앞쪽에는 키가 낮은 숙근초나 세덤을 깔아주면 높낮이가 살아납니다. 자연석 사이에 큰꿩의비름을 배치하면 부드러운 꽃과 단단한 돌의 대비가 좋습니다. 전원주택 화단이라면 자연석과 그라스, 큰꿩의비름만으로도 충분히 그럴듯한 가을 풍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배치하면 화단이 정돈되어 보입니다. 앞뒤 간격과 자라는 너비를 생각하면서 심으면 다음 해에 더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뒤쪽에 그라스류를 배치합니다.
- 중간 높이에 큰꿩의비름을 여러 포기 심습니다.
- 앞쪽에 낮은 숙근초와 세덤을 깔아줍니다.
- 가장자리에는 자연석으로 마무리합니다.
가을 정원을 산책하며 느낀 것
지난해 10월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는 국화, 핑크뮬리, 억새, 단풍을 한 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넓은 정원을 천천히 걷다 보면 가을 정원은 화려한 꽃 한 송이보다 계절 전체의 색감을 보여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10월 하순은 국화와 핑크뮬리가 한창이고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라 여러 가지 가을 풍경을 비교적 오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축제장보다 조용한 정원이 좋다면 평일 오전이나 개장 직후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매년 가을이 되면 연중행사처럼 찾게 되는 곳입니다. 올해도 가능하면 10월 하순에 다시 방문해서 국화와 억새, 단풍이 어우러진 길을 걷고 싶습니다.
천천히 걷기 좋은 가을 정원 여행
가을 정원 산책을 계획한다면 지역별 단풍 시기를 함께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강원 산간지역은 10월 중순부터, 수도권과 충청권은 10월 하순에서 11월 초가 좋은 시기입니다. 남부지역은 조금 늦어서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순천만국가정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포천 국립수목원은 성인 입장료가 천 원이고 전나무숲길이 있어 조용한 숲을 좋아하는 분에게 잘 맞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은 평지가 많아 부모님과 함께 걷기 편하고, 천리포수목원은 숲길 끝에 바다가 보여 가을 정원과 바다를 함께 즐기고 싶은 분에게 좋습니다.
가을에는 해가 일찍 지기 때문에 오전에 도착하는 편이 좋습니다. 오후 늦게 입장하면 넓은 수목원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개장 직후부터 두 시간에서 세 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걷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을 정원에 생기를 더하는 관리 습관
큰꿩의비름은 활착 후에는 비교적 관리가 수월한 편이라 처음 가을 정원을 시작하는 분들에게도 부담이 적습니다. 꽃이 지는 자리를 미리 알아두면 다음 해에는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 생각하기 쉽습니다. 여러해살이 식물은 뿌리가 살아 있는 한 다시 자라기 때문에 겨울 동안 정원이 완전히 비어 보여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겨울나기 준비
큰꿩의비름은 겨울에 지상부가 마르지만 뿌리로 월동합니다. 마른 꽃대를 바로 정리해도 되지만 겨울 정원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면 이른 봄 새순이 나오기 전까지 두어도 좋습니다. 새순이 나온 뒤에는 포기가 너무 커졌을 때 포기나누기를 해서 다시 심으면 오래도록 가을 정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을 정원을 바라보는 마음
가을 정원은 봄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 머물고 싶은 편안함이 있습니다. 큰꿩의비름처럼 여러 포기가 모여 하나의 풍경을 만드는 식물은 그 가치가 더 큽니다. 앞으로 가을 정원을 꾸밀 때는 한 종류의 식물을 덩어리로 심고, 그라스와 자연석, 낮은 숙근초를 함께 배치해 깊이 있는 풍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을 정원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산책로 중간중간에 벤치를 두고, 억새와 단풍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하는 것이 저의 작은 목표입니다. 조용한 가을 정원에서 계절이 바뀌는 속도를 함께 느끼는 시간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큰꿩의비름은 어디에 심는 게 좋아요?
A: 햇볕이 잘 들고 물이 오래 고이지 않는 곳이 좋습니다. 처음 심을 때는 물을 충분히 주고, 뿌리가 자리를 잡은 뒤에는 흙이 마르는 속도를 살피세요.
Q: 가을 정원 산책은 언제가 가장 좋나요?
A: 강원 쪽은 10월 중순, 수도권과 충청권은 10월 하순에서 11월 초, 남부지역은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좋습니다. 단풍과 억새를 함께 보고 싶다면 10월 하순을 추천합니다.
Q: 큰꿩의비름이 겨울에 죽은 것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지상부가 마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월동 과정입니다. 마른 잎과 꽃대를 이른 봄까지 두었다가 새순이 나오기 전에 정리해 주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