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우규민 KBO 유일 기록과 마지막 꿈

프로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우규민. 41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KT 위즈 마운드에서 팀을 지키는 베테랑 투수다. 2004년 데뷔 이후 22년 차, KBO 역사에 길이 남을 유일무이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통산 80승 90세이브 120홀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쌓은 이 숫자는 단순한 스탯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006년 LG 시절부터 그를 응원해 온 한 팬으로서, 그의 꾸준함과 열정은 내 20대를 함께한 기억과 맞닿아 있다. 오늘은 우규민 선수의 특별한 기록, 최근 위기 속에서 빛난 베테랑의 품격, 그리고 아직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라는 꿈까지 이야기해 보려 한다.

KBO 유일무이 80승 90세이브 120홀드의 의미

우규민은 KBO 리그에서 단 한 명뿐인 ‘80승, 90세이브, 120홀드’ 달성자다. 2025년 시즌 현재 87승 89패 91세이브 120홀드를 기록 중이며,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입단 후 LG 트윈스에서 마무리로 30세이브를 올렸고, 2013~2015년에는 선발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KT 위즈로 이적한 뒤에는 불펜에서 안정적인 홀드 쌓기에 집중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며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래 표는 그의 커리어 주요 지표를 정리한 것이다.

구분세이브홀드이닝
통산 (2025 시즌 중)87911201250.1
LG 시절 (2003~2015)438328658.2
삼성 시절 (2016~2024)30869406.2
KT 시절 (2024~현재)14023185

이 기록의 가치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다. 선발, 마무리, 중간계투라는 전혀 다른 보직을 모두 성공적으로 소화한 선수만이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KBO 역대 80승 이상 투수는 40명이 넘지만, 여기에 90세이브와 120홀드를 동시에 충족한 건 우규민이 유일하다. 삼성 시절 불펜으로 전환한 후에도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낸 덕분이다. 특히 2024년 KT로 이적한 후에도 팀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으며, 2025년 6월 현재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 중이다. 나이를 잊게 하는 퍼포먼스는 젊은 투수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위기 속에서 빛난 41세 베테랑의 품격

지난 6월 9일 고척 키움전, 연장 10회말 6-6 동점에 1사 만루. 누가 봐도 경기가 넘어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KT 벤치는 우규민을 호출했다. 타석에는 주성원, 강습 타구가 그의 정강이를 강타했다. 고통스러웠을 테지만 우규민은 굴절된 공을 끝까지 따라가 잡은 뒤 넘어지면서도 홈으로 정확히 송구, 홈 아웃을 만들어냈다. 경기 후 그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음 투수들 몸 풀 시간 벌어주려고 일부러 조금 더 누워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말 한마디에서 베테랑의 노련함이 느껴진다. 단순히 자신의 몸 상태만 생각한 게 아니라 팀 운영까지 계산한 행동이었다.

이어진 김건희와의 승부도 압권이었다. 카운트 2볼로 몰렸지만 밀어내기 볼넷을 피하기 위해 가운데 승부를 선택했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이강철 감독은 “그 상황에서 우규민 만한 투수가 없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 장면은 기록에 남지 않지만 팀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22년 경험이 만들어낸 위기 관리 능력, 구속이 아닌 승부사 기질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같은 팬으로서 이 경기를 본 날은 정말 가슴이 벅찼다. 마치 2006년 그가 LG에서 처음 세이브를 올리던 시절의 배짱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확인한 기분이었다.

KT 위즈 우규민이 2026년 경기에서 투구하는 모습, 41세 베테랑의 집중된 표정

이런 활약 덕분인지 그의 팬사이트에는 여전히 옛날 이야기가 오간다. 내가 2006년 싸이월드에서 우연히 그의 팬사이트 초대를 받고 가입한 게 벌써 20년 전이다. 당시 대구에 사는 여성 팬은 흔치 않았는데, 우규민 선수의 어머니가 대구 출신이라 나를 기억해 주셨고, 선수 본인도 지방 팬이라는 이유로 챙겨주곤 했다. 2007년 어느 경기 후, 용기 내서 선물을 건넸을 때 그가 다가와 받아주던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같은 팬들이 “규민이가 너랑 결혼해도 찬성”이라고 농담할 정도로 열정적인 시절이었다. 지금은 선수도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 시절의 따뜻한 기억은 여전히 내게 소중하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향한 마지막 도전

우규민에게 가장 아쉬운 점은 22년 동안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역 선수 중 최장 기록이다. LG 시절 팀은 하위권에 머물렀고, 삼성으로 이적한 2024년에는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그는 이미 KT로 떠난 후였다. 이런 사연 때문에 올 시즌 KT의 선두 질주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2025년 5월 이후 KT는 투타 밸런스가 확실히 좋아졌고, 6월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우규민은 “4월까지는 아예 생각 안 했는데, 5월부터는 우리가 경기력이 확실히 좋아진 걸 봐서 살짝 행복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며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이내 “설레발보다는 김치국 마시지 않고 시즌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KT 위즈의 강점은 탄탄한 선발진과 함께 불펜의 안정성이다. 고영표, 벤자민 등 선발이 버티고, 뒷문을 책임지는 우규민, 박영현, 손동현 등이 위기를 막아준다. 특히 우규민은 2025년 6월 현재 홀드 부문 팀 내 2위를 달리며 핵심 역할을 수행 중이다.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도입 이후 사이드암 투수에게 불리할 거란 예상도 있었지만, 그는 “똑같은 마운드에서 던지는 투수일 뿐”이라며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적응하는 능력이야말로 41세에도 통하는 비결이 아닐까.

만약 올해 KT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우규민은 생애 처음으로 가을 무대에 서게 된다. 팬으로서 이 장면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뛴다. 2006년 LG 시절 그를 처음 봤을 때는 꿈에도 몰랐던 순간이다. 당시에는 그저 열정적인 응원만 했지만, 지금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이 야구에 집중해 온 그가 마침내 보상을 받길 바란다. 물론 상대 팀으로는 친정 LG나 삼성이 있을 수 있다. 우규민은 “9개 팀을 다 상대해야 하고 다 이겨야 하는 팀들”이라며 냉철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승부에 대한 그의 진지함이 오히려 더 큰 기대를 하게 만든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응원은 계속된다

KBO 스탯은 매 경기 등판 알림을 보내준다. 나는 아직도 알림이 뜨면 “우규민 나오냐?”는 밈을 떠올리며 반가운 마음으로 경기를 켠다. 그의 인터뷰가 실린 더그아웃 매거진 173호를 구매한 것도 같은 마음이었다. 처음으로 사보는 야구 잡지였지만, 포토카드가 우규민이길 바라며 샀다. 운 좋게도 교환을 통해 귀한 포카를 손에 넣었고, 지금은 탑꾸(탑로더 꾸미기)에 이관식까지 마쳤다. 잡지 인터뷰 전문을 읽으며 그의 철학과 팀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왜 아직도 1군에서 살아남는지”를 스스로 증명해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몸 상태를 관리하는 비결, 후배들과의 케미, 그리고 LG 03 입단 동기들과의 우정까지, 그의 이야기는 KBO 리그의 작은 역사와 같다.

올해도 우규민은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4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40경기 이상 등판하며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지 않는 점이 놀랍다. 앞으로 남은 시즌,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한다면 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쌓아온 노하우는 큰 경기에서 더 빛을 발할 테니까. KBO 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우규민. 그가 꿈꾸는 한국시리즈 무대가 올해 현실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나는 여전히 LG 팬이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우규민이다. 끝까지 응원할 것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야구 팬이라면, 한 번쯤 그의 투구를 직접 보러 가보길 권한다. 기록으로만 남는 선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를 만들어가는 선수임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KBO 공식 기록 페이지에서 그의 자세한 스탯을 확인할 수 있다.

KT 위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팀 소식과 경기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여자 배구 흥국생명 소식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