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다 보면 어떤 책은 내용보다 문장의 리듬이 오래 기억에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권정생 작가의 그림책 훨훨 간다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된 이 책은 반복되는 의성어와 의태어를 통해 이야기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우스운 상황 속에서 해학을 느끼게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입에 촥촥 감기는 문장 덕분에 자연스럽게 따라 읽게 되고,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서로 흉내 내며 놀게 됩니다. 오늘은 이 사랑스러운 그림책의 이야기와 특징, 그리고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독후 활동 방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목차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좌충우돌 이야기 사냥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할머니는 이야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매일 밭일만 하느라 아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지요. 참다못한 할머니는 어느 날 할아버지에게 무명 한 필을 건네며 장에 가서 이야기 한 자리와 바꿔 오라고 조릅니다. 난감한 할아버지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사려고 하지만 모두가 이상한 사람 취급하며 화를 내고 맙니다. 저녁 무렵, 지친 할아버지는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빨간 코 농부를 만나게 됩니다. 농부는 무명 한 필이 탐나서 짧은 이야기를 지어내어 들려주지요. 그 이야기는 아주 단순하지만, 그날 밤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안 집 안에 몰래 들어온 도둑이 그 이야기를 엿듣고 자신이 들킨 줄 알고 깜짝 놀라 도망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 이야기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한 문장이 반복되면서 점점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는 점입니다. “훨훨 온다”, “성큼성큼 걷는다”, “기웃기웃 살핀다”, “콕 집어 먹는다”, “예끼 이놈!”, “훨훨 간다”라는 짧은 문장들이 이어지며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아이들은 이 반복되는 표현을 듣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느끼고, 곧바로 따라 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의미를 몰라도 소리의 리듬이 주는 쾌감이 있어서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폭넓게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말놀이의 즐거움과 어휘력 성장
이 책을 처음 접한 아이들은 그림책 속 흉내 내는 말을 듣고 까르르 웃음을 터뜨립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 준 뒤, 아이가 스스로 문장을 바꿔 가며 새로운 말놀이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휙휙 날아간다”, “사뿐사뿐 걷는다”, “두리번두리번 살핀다”처럼 문장의 일부만 바꿔도 전혀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탄생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익히고, 수를 세는 단위 표현인 ‘필’과 ‘자루’의 쓰임새도 함께 배우게 됩니다.
그림 속에 숨은 또 하나의 이야기
그림책의 앞면지와 뒷면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앞면지에는 담 너머로 집 안을 몰래 엿보는 도둑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난 뒤의 뒷면지에는 커다란 달 속에 도망가는 도둑의 모습이 담겨 있지요. 이렇게 면지 하나로도 또 하나의 이야기를 상상해 볼 수 있는 구성이 돋보입니다. 아이와 함께 앞면지와 뒷면지를 비교하며 도둑의 심정을 추측해 보는 것도 아주 훌륭한 독후 활동이 됩니다.
가정에서 실천하는 독후 활동 아이디어
그림책을 읽고 나서는 단순한 질문보다 아이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권장합니다. 역할극 놀이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도둑의 역할을 나누어 직접 대사를 따라 하면 이야기의 재미가 배가됩니다. 특히 몸짓을 함께하며 “훨훨 온다”를 외치고 “성큼성큼 걷는다”라며 동작을 흉내 내면 아이들은 금세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또한 아이와 함께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보는 말놀이 활동도 큰 효과를 냅니다. 짧은 문장을 아이가 직접 지어 보면서 창의력과 언어 표현력을 함께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독서 시간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아이가 그림책 속 도둑의 행동에 대해 “왜 도둑은 겁을 먹었을까?”라고 묻는다면,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고 상황을 추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열린 질문을 통해 아이의 사고력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책 읽어 주는 부모가 누리는 큰 기쁨 중 하나입니다.
이야기가 주는 힘과 여운
농부는 사실 들려줄 이야기가 없었지만 무명 한 필이 탐나서 짧은 이야기를 지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단순한 이야기가 도둑을 쫓아내는 놀라운 일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야기가 사람을 웃게 하고, 상황을 바꾸기도 하며, 때로는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는 메시지를 이 책은 전합니다.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 말의 힘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아이와 함께 “훨훨 간다”를 크게 외치며 책을 덮는 습관을 만들어 보세요. 작은 상호작용이지만 아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권정생 작가의 따뜻한 글과 김용철 작가의 익살스러운 그림이 만나 완성된 이 그림책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아이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 책을 아직 만나 보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아이와 함께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단순한 그림책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웃음과 지혜는 아이의 언어 발달과 정서 발달에 큰 도움을 줍니다.
독서 지도안을 활용한 체계적인 교육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라면 독서 수업 지도안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전문가가 설계한 지도안에는 이야기를 읽기 전에 활용할 수 있는 도입 질문과, 읽은 후 확장할 수 있는 심화 질문이 풍부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이가 책을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내용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다양한 흉내 내는 말을 활용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활동은 아이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어휘력을 확장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 독후 활동 종류 | 활동 내용 |
|---|---|
| 말놀이 문장 만들기 | 흉내 내는 말을 바꿔 새로운 이야기 창작 |
| 역할극 놀이 | 할머니, 할아버지, 도둑 역할 나누어 읽기 |
| 면지 탐구 활동 | 앞면지와 뒷면지 비교하며 도둑 이야기 상상 |
비슷한 그림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이유
옛이야기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전통적인 이야기의 재미를 전해 주는 동시에 교훈을 전달합니다. 훨훨 간다와 비슷한 전래동화 그림책을 함께 읽어 보면 아이들은 옛이야기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는 아이의 문해력 발달과 독해력 향상에 큰 밑거름이 됩니다.
마무리하며 전하는 공감의 말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즐거움입니다. 긴 문장의 교훈적인 책보다 짧고 재미있는 문장이 반복되는 그림책 한 권이 아이를 책의 세계로 이끄는 가장 확실한 출발점이 됩니다. 훨훨 간다는 아이들이 따라 부르기 좋은 리듬감 있는 문장과 유쾌한 이야기로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손색이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 속 주인공들이 되어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훨훨 날아가는 기분을 느껴 보세요. 그 순간 아이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와 함께 책에 대한 사랑이 자라나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아이와 즐거운 독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 책은 몇 살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A: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폭넓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문장과 반복 구조 덕분에 만 4세부터 충분히 즐길 수 있고, 초등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어 초등 저학년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Q: 독후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A: 책을 읽은 후 아이와 함께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을 따라 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훨훨 온다”를 외치며 몸짓을 흉내 내다 보면 아이가 먼저 새로운 말놀이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Q: 이 책은 어떤 점이 교육적으로 좋은가요?
A: 의성어와 의태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말의 리듬과 흐름을 통해 언어 감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이야기가 주는 힘과 상황을 이해하는 사고력 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